SEO 마케팅의 판도가 바뀐다(부제: 끝판왕 GEO)


소비자는 더 이상 검색 결과 링크를 클릭하지 않는다
마케팅의 역사는 결국 사람들의 정보 탐색 방식이 어떻게 변해 왔는가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문 광고가 중심이던 시대에는 지면을 확보하는 기업이 유리했다. 포털이 등장한 이후에는 검색 결과 상단을 차지하는 기업이 경쟁력을 가졌다. 그리고 스마트폰 시대에는 SNS와 플랫폼 안에서 더 많은 관심을 얻는 브랜드가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사람들이 정보를 찾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인터넷 비즈니스의 출발점은 검색창이었다. 소비자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네이버나 구글에 키워드를 입력했고, 검색 결과에 나타난 여러 웹사이트와 블로그를 방문하며 정보를 비교했다.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한 단계라도 더 위에 노출되기 위해 노력했다. 검색엔진 최적화(SEO)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더 이상 검색 결과를 하나하나 클릭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ChatGPT, Perplexity, Claude와 같은 생성형 AI에게 직접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강남역 임플란트 치과 추천", "성과보고서 작성 방법", "기업 사례집 제작 비용"과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고 결과에 나온 여러 페이지를 직접 비교했다.
반면 지금은 질문 자체가 훨씬 구체적이다. "강남역 인근에서 대표원장이 직접 시술하고 사후관리 시스템이 좋은 임플란트 치과를 비교해서 알려줘.""공공기관 우수사례집을 제작하려고 하는데 적정 예산은 어느 정도인지 설명해 줘."
생성형 AI는 이러한 질문을 이해한 뒤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 하나의 답변으로 정리해 준다. 사용자는 수십 개의 링크를 오가며 정보를 모을 필요 없이 AI가 정리한 결과를 먼저 확인한다.
숫자로 확인하는 변화의 규모
이 변화는 체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다.
글로벌 검색 시장을 분석하는 스파크토로(SparkToro)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미국 구글 검색의 58.5퍼센트가 아무런 클릭 없이 종료되었다. 1,000건의 검색 중 오픈 웹(기업 홈페이지, 블로그 등)으로 이동한 클릭은 360건에 불과했다.
2026년 초에는 이 비율이 더욱 높아져 미국 구글 검색의 68퍼센트가 클릭 없이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년 만에 클릭이 발생하는 검색 비율이 22.9퍼센트 감소한 셈이다.
이른바 '제로 클릭 검색(Zero-Click Search)' 현상이다. 사용자가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별도의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검색 엔진이나 AI가 제공하는 요약 정보만으로 궁금증을 해결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구글의 AI 오버뷰(AI Overview)가 이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SEO 분석 기업 에이치레프스(Ahrefs)가 30만 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AI 오버뷰가 표시될 때 검색 결과 1위 페이지의 클릭률은 58퍼센트 하락했다. 검색 결과에서 가장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도 AI가 먼저 답변을 보여주면 클릭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세계적인 리서치 기관 가트너(Gartner)는 2024년 2월 보고서에서 "2026년까지 전통적인 검색 엔진 이용량이 25퍼센트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챗봇과 AI 에이전트가 검색 수요를 흡수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좋은 제로 클릭과 나쁜 제로 클릭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다.
모든 제로 클릭이 기업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 만약 AI의 답변 안에 우리 브랜드가 명확하게 언급되고, 그 출처로 우리 홈페이지가 인용된다면 사용자는 클릭하지 않았더라도 브랜드를 인식하게 된다. 이것이 '좋은 제로 클릭'이다.
실제로 미국의 디지털 마케팅 분석 기관 시어 인터랙티브(Seer Interactive)의 조사에 따르면 AI 오버뷰 안에 인용된 기업은 인용되지 않은 기업보다 35퍼센트 더 많은 유기적 클릭을 확보했다.
반면 AI 답변에서 아예 언급되지 않는 기업은 정보 탐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외된다. 아무리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AI가 참고하지 않는다면 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존재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것이 '나쁜 제로 클릭'이다.
이 때문에 최근 마케팅 업계에서는 단순히 검색 순위를 높이는 SEO를 넘어, 생성형 AI가 브랜드를 이해하고 인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구조화하는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물론 SEO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검색은 앞으로도 중요한 채널로 남을 것이다. 다만 소비자가 정보를 발견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제 기업이 고민해야 할 질문도 바뀌고 있다. "검색 결과 몇 위에 노출되는가?"가 아니라, "AI는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AI는 어떤 근거로 우리를 추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마케팅의 중심축은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검색 결과에서 발견되는 브랜드를 넘어, AI가 신뢰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