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연결, 링크를 전부 막아 둔 사이트는 결국 이렇게 됩니다!


근거를 대는 문서는 근거의 출처를 밝힙니다. 외부로 나가는 링크가 하나도 없는 문서는 어디서 온 정보인지 확인할 경로가 없는 문서입니다.
그런데 국내 기업 사이트의 상당수가 외부 링크를 정책적으로 차단합니다. 아래는 그런 사이트 한 곳을 정비한 기록이며, 실무에서 반복 관찰되는 유형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링크가 하나도 없는 경우
크를 뽑아 분류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페이지 1,800개, 링크 총 2만 개 남짓이었습니다.
외부로 나가는 링크는 열일곱 개였습니다. 그중 열넷은 회사 소셜 계정이었고, 둘은 계열사 사이트, 하나는 오래전에 없어진 협력사 주소였습니다. 본문 안에서 근거로 걸린 외부 링크는 한 개도 없었습니다.
본문에는 통계와 규정 인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관련 부처 발표에 따르면, 업계 조사 결과에 의하면 같은 표현이 반복되었지만 어느 발표이고 어떤 조사인지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담당자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답은 명확했습니다. 외부로 링크를 걸면 사람들이 나가 버립니다. 애써 데려온 방문자를 왜 내보냅니까.
오래전부터 내려온 방침이었고, 회사 안에서는 상식으로 통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 판단은 한때 합리적이었습니다. 페이지 조회수와 체류 시간이 핵심 지표이던 시기에는 이탈을 막는 것이 곧 성과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회사가 외부에서 자사로 들어오는 링크는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들어오는 링크는 자산이고 나가는 링크는 손실이라는 인식이 명확했습니다. 이 비대칭이 방침의 근거였습니다.
결국 문제는 지표는 바뀌었는데 예전 방침만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데 있었습니다.
▶ 핵심: 근거를 인용하면서 출처로 연결하지 않으면 검증 경로가 없는 문서가 됩니다. 이탈 방지 방침이 근거 제시를 막는 구조였습니다. |
이탈이 정말 문제인가를 따져 봤습니다
방침을 바꾸려면 근거가 필요했습니다. 먼저 현재 상태에서 이탈이 실제로 어떻게 발생하는지 확인했습니다.
로그를 보니 이용자들은 이미 나가고 있었습니다. 근거가 궁금하면 새 창을 열어 직접 검색했습니다. 링크가 없다고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링크가 없으니 검색창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경로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오히려 링크를 걸어 두면 통제가 가능합니다. 새 창으로 열리게 설정하면 원래 페이지는 남고, 이용자는 확인한 뒤 돌아옵니다. 링크가 없을 때의 이탈이 더 완전한 이탈이었습니다.
다음으로 경쟁 문서를 살펴봤습니다. 같은 주제에서 인용되는 문서들을 열다섯 개 뽑아 외부 링크 수를 셌습니다. 문서당 평균 네 개에서 일곱 개였고, 대부분 원 자료나 관련 기관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항목 | 자사 문서 | 인용되는 경쟁 문서 |
본문 내 외부 링크 | 0개 | 평균 4~7개 |
통계 인용 시 출처 연결 | 없음 | 원문 연결 |
규정 인용 시 조문 표기 | 없음 | 조문 명시 및 연결 |
새 창 열림 설정 | 해당 없음 | 대부분 적용 |
이 대조가 회의에서 결정적이었습니다. 인용되는 문서들은 예외 없이 외부로 나가는 링크를 갖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회사를 다룬 외부 매체의 문서도 확인했습니다. 이 회사를 다룬 언론 기사들은 모두 회사 사이트로 링크를 걸고 있었습니다. 남의 링크는 받으면서 우리는 걸지 않는 구조가 오래 유지되어 온 셈이었습니다. 이 대조를 회의에서 보여 주자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 정리: 링크가 없으면 이용자는 검색창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인용되는 문서들은 예외 없이 외부 연결을 갖고 있었습니다. |
어디에 걸고 어디에 걸지 않을지를 정했습니다
전면 허용도 답이 아니었습니다. 기준 없이 풀면 이번에는 관련 없는 링크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대상을 분류했습니다.
대상 | 연결 여부 | 이유 |
인용한 통계와 조사의 원문 | 필수 | 검증 경로 제공 |
법령과 고시 조문 | 필수 | 정확한 확인 수단 |
공공기관 안내 페이지 | 필수 | 권위 있는 참조점 |
학술 자료와 표준 문서 | 필수 | 근거의 최종 출처 |
업계 매체 기사 | 선택 | 2차 정보이므로 원문 우선 |
경쟁사 페이지 | 원칙적 제외 | 비교 목적이면 예외 허용 |
개인 블로그 | 제외 | 검증 불가 |
대가를 받고 거는 링크 | 금지 | 정책 위반 |
링크 정책을 여는 과정에서 외부 제휴 요청이 들어올 수 있는데, 대가성 링크는 별도 표기 없이 걸면 정책 위반에 해당합니다. 방침을 바꾸면서 이 선을 함께 그어 두어야 합니다.
경쟁사 페이지를 어떻게 다룰지도 논쟁이 있었습니다. 경쟁사로 링크를 거는 것은 내키지 않는 일입니다. 다만 비교 콘텐츠에서 경쟁사 정보를 서술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그 서술의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비교를 다루기로 했다면 공식 페이지로 연결하는 편이 낫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연결 방식에도 규칙을 정했습니다. 새 창으로 열되, 링크 문구에 어디로 가는지가 드러나게 쓰기로 했습니다. 여기를 클릭 같은 문구 대신 기관명과 자료명을 그대로 쓰는 방식입니다.
링크 개수에 상한을 둘지도 논의했습니다. 링크의 개수에 상한을 둘 것인가였습니다. 결론은 상한을 두지 않되 근거와 무관한 링크를 금지하는 쪽이었습니다. 개수 제한을 두면 정작 필요한 출처를 빼게 되고, 근거 기준을 두면 자연히 적정선에서 멈춥니다.
출처 표기 방식도 함께 정했습니다. 통계를 인용할 때는 발표 기관, 자료명, 발표 시점을 본문에 적고 그 위에 링크를 겁니다. 링크만 걸고 출처명을 적지 않으면 나중에 연결이 끊겼을 때 무엇을 근거로 삼았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링크는 보조 수단이고 본문의 출처 표기가 본체입니다.
▶ 핵심: 원 자료와 법령, 공공기관은 필수 연결, 개인 블로그와 대가성 링크는 제외입니다. 링크 문구에 도착지를 드러내십시오. |
1,800개 문서에 소급 적용하면서
없었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습니다.
기준은 단순했습니다. 근거 없는 인용 표현이 들어 있는 문서를 먼저 찾는 것입니다. 발표에 따르면, 조사 결과, 규정상 같은 표현을 검색해 해당 문서를 추렸더니 340편이 나왔습니다.
작업을 시작하자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340편 중 상당수는 원 자료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몇 년 전에 쓰인 글인데 어떤 발표를 가리키는지 작성자도 기억하지 못했고, 작성자가 퇴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문서들은 두 갈래로 처리했습니다. 원 자료를 찾을 수 있으면 링크를 걸고, 찾을 수 없으면 해당 문장을 삭제했습니다. 근거를 댈 수 없는 주장을 남겨 두는 것보다 없애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담당자가 아까워했습니다. 그 문장들이 대개 글의 핵심 주장을 뒷받침하던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삭제하고 나니 몇몇 글은 내용이 눈에 띄게 얇아졌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그 자체로 콘텐츠 진단이 됐습니다. 근거 없는 주장을 빼고 나서 남는 것이 그 문서의 실제 내용입니다. 얇아진 글들은 애초에 얇았고, 출처 없는 인용으로 두께를 만들고 있었을 뿐입니다.
링크를 정비하면서 다른 문제도 함께 발견했습니다. 340편을 훑는 동안 내용이 낡아 수정이 필요한 문서들이 함께 드러났습니다. 법령이 개정되었는데 옛 조문을 인용한 글, 폐지된 제도를 현행처럼 서술한 글이 여럿이었습니다. 링크 정비가 사실상 콘텐츠 감사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발행 절차에 항목이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인용 표현이 들어가면 출처 링크를 함께 넣어야 발행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편집 단계의 확인 항목으로 들어갔습니다.
새 절차를 도입할 때는 내부 저항도 있었습니다. 필자들은 작업이 늘어난다고 여겼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은 도구였습니다. 자주 인용하는 기관과 자료의 주소를 정리한 목록을 만들어 공유했더니, 매번 찾는 수고가 줄면서 반발이 사라졌습니다. 규칙을 만들 때는 그 규칙을 지키기 쉽게 만드는 장치가 함께 필요합니다.
▶ 정리: 근거 없는 인용 문장은 찾아내 링크를 걸거나 삭제하십시오. 삭제 후 남는 것이 그 문서의 실제 내용입니다. |
넉 달 뒤의 변화와 남은 과제
우선 가장 걱정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세션당 페이지뷰는 거의 변하지 않았고 체류 시간은 오히려 조금 늘었습니다. 근거를 확인하러 나갔다 돌아오는 경로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변화는 글의 정확도였습니다.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조건이 붙자 필자들이 인용을 함부로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근거가 없으면 문장을 쓸 수 없으니 자료를 찾게 되고, 자료를 찾으면 글이 정확해집니다.
세 번째 변화는 넉 달쯤 지나 나타났습니다. 이 사이트 문서가 인용되는 빈도가 올라갔습니다. 새로 쓴 글보다 링크를 보강한 기존 글에서 먼저 반응이 왔습니다.
네 번째 변화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외부 기관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자료를 인용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연락이었고, 그중 몇 건은 협업 논의로 이어졌습니다. 링크는 일방적 지출이 아니라 관계의 표시이기도 했습니다.
항목 | 정비 전 | 넉 달 뒤 |
본문 내 외부 링크 총수 | 0개 | 약 1,100개 |
출처 없는 인용 문장 | 340편에 산재 | 0편 |
세션당 페이지뷰 | 기준선 | 거의 변화 없음 |
평균 체류 시간 | 기준선 | 소폭 상승 |
인용 관측 건수 | 기준선 | 상승 |
남은 과제도 있습니다. 걸어 둔 링크는 시간이 지나면 끊깁니다. 정부 사이트 개편, 언론사 기사 이전, 기업 사이트 폐쇄로 연결이 깨지고, 깨진 링크는 오히려 신뢰도에 해가 됩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분기마다 외부 링크 유효성을 일괄 점검하는 절차를 만들었습니다. 끊긴 링크는 대체 자료로 교체하거나, 대체가 불가능하면 자료명과 발행 기관, 발행 시점을 본문에 명시하는 방식으로 전환합니다. 연결이 사라져도 무엇을 근거로 삼았는지는 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점검 절차를 만들 때 한 가지 요령이 있었습니다. 전수 점검은 분기마다 하되, 정부 사이트 개편이나 대형 언론사 도메인 변경 같은 소식이 들리면 그때 해당 도메인만 별도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대규모 링크 손실은 대개 몇몇 큰 사이트의 개편에서 한꺼번에 발생합니다.
▶ 핵심 : 이탈은 늘지 않고 원고 정확도가 올라갑니다. 다만 링크는 끊기므로 분기 점검 절차를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
출처 및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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